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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협력은 번영의 보증수표

기사승인 [476호] 2022.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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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옌벤화양실업그룹유한회사 동사장 이성

한민족의 성산인 백두산과 독립투사들의 자취가 남아있는 지린성 옌벤조선족자치주(吉林省 延边朝鮮族自治州)는 중국내 최대 조선족의 집거지이다. 한민족의 독특한 전통문화와 민간풍속들이 잘 보존돼 있어 중국 속의 작은 한국으로도 불리고 있는 이곳은 올해로 중한 수교 30주년과 더불어 자치주 성립 70돌을 맞이한다. ‘삼십이립(三十而立)’칠십고래희(七十古來稀)’, 어쩌면 서로 어울릴 수 없는 두 세대를 뜻하는 표현으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결코 갈라놓고 생각할 수 없다. 더욱이 지역사회 발전에 큰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기업인으로서 지역발전에 함께 한 여정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옌벤의 대표적인 조선족 기업인인 옌벤화양실업그룹유한회사 이성 동사장을 만나 30년 세월을 동반해온 중한 협력 과정속의 옌벤을 돌아보고 중한 기업인들의 교류에 관한 소감과 협력, 전망 등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래 이성 회장과의 대화 내용을 그대로 적어본다.

: 다년간 옌벤조선족기업가협회 회장을 역임했다고 들었다. 옌벤 조선족 기업의 현황에 대해 소개를 부탁한다.

: 옌벤조선족기업가협회는 조선족 기업인과 회원 기업을 위한다는 취지로 지난 2011년에 고고성을 울렸다. 현재 약 200여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산하에 7개 분회를 두고 있다.

옌벤의 조선족 기업들을 보면 질적이나 규모 면에서 실력과 규모를 겸비한 기업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시장성을 보아도 대부분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내 발달지역의 기업들은 새롭고 활력이 넘치는 과학적인 운영방식과 인터넷 경제를 폭넓게 결합하고 활용하고 있는 반면 옌벤의 기업들은 전통적인 사유와 지난 방식대로 운영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옌벤의 기업들은 수량, 규모, 실력, 시장 점유율, 경영이념, 사고방식 등 여러 방면에서 국내 발달지역에 비해 비교적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조선족들은 상업을 경시했다. 개혁개방이후 옌벤의 개인 경제의 요람으로 알려지고 있는 옌지서시장(延吉西市場)만 봐도 그러했다. 초창기 이곳의 경영활동은 주로 여성들, 즉 아줌마들을 주축으로 진행됐다. 이른바 보따리장사에서 겨우 벗어난 구멍가게 수준이었다. 어쩌다 남성들이 경제활동에 나서기도 했지만 흔히 보디가드가 아니면 짐꾼 역할에 불과했다. 낯이 가려웠던 것이다. 그러다 결국은 장삿길에 오르게 되었는데 이는 전적으로 먹고 살기 위해’, 즉 핍박에 못 이겨 양산에 오른 격이 되었다.

가족이나 친구들로 폭넓게 뭉쳐 경제활동을 중시하고 선도해온 연해지역의 타민족에 비해 옌벤의 조선족은 독불장군으로 고군분투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여 경제활동 각 방면에서 제대로 된 지원과 책략이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규모화된 기업경영체로의 전변(转变)을 근본적으로 꾀할 수가 없었다. 그만큼 기업인의 문화수준, 자금실력, 인맥관계, 혁신전략 등 면에서도 국내 타지 기업들에 비해 경쟁력이 많이 뒤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또한 지리적으로 보아도 큰 우세가 없다. 지정학적으로는 동북아의 노른자위금삼각변경지역에 위치해 있다고 하지만 주변국들과의 경제활동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옌벤과 인접한 러시아지역은 자국 내에서도 경제가 뒤떨어진 변방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역 내 다수의 통상구를 갖고 있는 조선은 대외개방에 아직은 미온적이고 한국과 일본은 거리상 옌벤과 많이 떨어져 있다. 한때 옌벤이 국가의 개혁개방전략에 힘입어 주머니밑굽에서부터 일약 주머니입구로 도약해 물류를 비롯한 제반 경제활동영역에서 최상의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 예상했었는데 현재까지 크게 개변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옌벤의 조선족 기업들은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에 많이 집중되어 있으며 그중에서도 특히 요식업 등 서비스업종에 종사하는 비중이 높다.

   

2016년 지린성황미술관개막식에서 축사1

: 옌벤기업 중에 한국과의 경제협력을 통해 성장한 기업들은 얼마나 되는가?

: 한국과의 경제협력을 통해 성장한 기업들은 사실 얼마 되지 않는다. 그중 현지에서 가장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은 커시안의료기기유한회사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대우대종호텔은 한국대우그룹의 해체와 더불어 수차 주인이 바뀌면서 여러모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한국에 비타500’ 등 반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두만강제약회사는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인해 수출루트가 거의 막히다시피 하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에 온라인경제가 커졌다고 하지만 물류를 비롯한 우리 경제의 많은 부분이 아직도 오프라인공간에 의존하고 있는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 중한 수교 초창기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에 조선족은 어떤 역할을 했으며 또한 그것이 조선족 기업의 성장에 어떤 도움이 있었다고 보는가?

: 수교 초창기에 옌벤의 조선족 기업인들은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에 많은 역할을 했다. 옌벤이 중국내 최대 한민족의 집거지이고 또 한민족의 성산인 백두산이 있는 터에 상당수 한국 기업인들이 관광과 더불어 중국 진출에 대한 고찰 목적으로 옌벤을 찾았다. 비록 옌벤이 투자여건의 미비로 인해 한국 기업인들의 최종 투자지로 선택되는 사례는 적었지만 현지 조선족 기업인들은 자신들이 알고 있는 정보와 인맥을 통해 중국내 기타 투자유치 지역들을 소개해주고 관련 정책, 시장조사, 대상선정 등에 대해 조언해주며 다양하게 교량역할을 했다.

나아가 이러한 도움은 결코 일방적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 의존적 관계로 발전했다. 일례로 옌벤의 건축기업들은 대우대종호텔, 한신아파트 등 우수건축물들을 시공한 한국의 우수건설업체들과의 합작에서 선진적인 건축기술, 설계공정, 문화이념들을 배우게 되었고 이는 향후 자사의 발전에 큰 동력으로 되었다. 커시안의료기기유한회사, 두만강제약회사 등 현지의 대표적인 기업들 역시 한국기업들과의 합작으로 빠른 성장을 이룩하였다. 옌벤경제에 큰 활력소인 요식업 역시 한국의 우수한 요식업체들과 갈라놓을 수 없다. 요해한데 의하면 옌벤요식업체의 대부분 경영주들은 한국에서 요식업종에 종사한 경력을 갖고 있으며 지금도 해마다 두, 세 번씩은 정기적으로 한국을 찾아 상호 합작을 추진하거나 또는 경영관리, 메뉴개발, 음식문화 등을 배워온다고 한다.

현재 전국 각지에 진출한 조선족 기업인들 가운데 허다한 기업인들이 옌벤출신이다. 이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국내 발달지역의 한국기업에 취업하였다가 1997IMF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등 힘든 고비 때 한국인 경영주로부터 기업을 인수 또는 인계받아 운영해온 경력을 갖고 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그런 혈연적인 유대를 기반으로 한 지지와 도움이 없었다면 중국 조선족 기업인들의 오늘과 같은 발전이 없었을 것이다.

: 옌벤은 조선족의 민족풍속과 전통을 살리고 이어가는데 있어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는지?

: 만약 옌벤대학, 옌벤가문단이 없고 옌벤의 우리 민족 각 분야 민간단체들이 없다면 과연 중국 조선족의 문화 언어 전통이 얼마만큼 보존돼 있을지 의문이다.

한마디로 이 방면에서는 옌벤이 가히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 중국 조선족들은 옌벤을 마음속의 고향으로 인정하고 있다. 연해지역에 진출한 옌벤 이외 조선족들을 보면 대부분 시골에서 살았던 분들이다. 몇 십 년이 지나고 보니 고향마을은 해체돼 버렸고 조선족들은 모두 산지사방으로 흩어져 버렸다. 고향에 남아있다는 건 오직 임대를 준 땅 뿐이어서 마음을 잡아 둘 끈이 없다. 마을은 있지만 원래의 조선족동네가 아닌 타민족 동네로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자기의 정서와 통하는 민족문화를 찾아 조선족자치지역인 옌벤을 찾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옌벤은 그들에게 있어 두 번째 고향이자, 마음의 고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런 면에서 옌벤의 역할은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다고 본다.

: 지역사회에서 한국기업과의 소통 내지는 협력은 어떤 형태로 이뤄지고 있는지?

: 옌벤한인상회가 있는데 연중행사 때면 상호 초청한다. 사업상 애로가 있게 되면 서로 소통하고 협력한다. 주로 기업체와 기업인들 간 개인적인 인맥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 조선족 기업인들이 향후 한국과의 교류에서 어떤 역할을 더 할 수 있다고 보는지?

: 우선 경제교류에서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다. 왜냐하면 첫째, 중국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한국경제와의 상호 의존도가 크게 높아졌다. 한국의 제일 큰 무역파트너가 중국이다. 한국경제는 점차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둘째, 한국경제가 불경기를 맞이할 때 한국의 중소기업 특히는 선진기술을 갖고 있는 벤처기업들이 특허를 냈지만 한국 내 시장이 작기 때문에 중국 진출을 해야 출로가 있다고 생각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으며 그래서 힘들지만 중국과의 교역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망 있는 핵심기술을 가진 상품일수록 한국 시장보다 훨씬 큰 중국에 진출해야 살길이 열리는 것이다. 셋째, 오늘날 중국 조선족 기업은 예전의 구멍가게식 경영을 하던 조선족 기업이 아니다. 못난 새끼오리가 고니로 변하듯 완전 탈바꿈을 했다. 덩치도 커졌고 실력도 늘었으며 경영 노하우도 일정하게 갖추고 있다.

상기 분석으로 볼 때 중국 조선족 기업인들은 앞으로 큰 역할을 계속 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홍보 역할이다. 한국과 한국기업인에게 있어서 중국을 가장 정확하게 소개해줄 수 있는 적임자는 조선족밖에 없다. 또한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있기에 한국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둘째, 투자유치 역할을 잘할 수 있다. 한국기업들은 국외 시장을 개척하지 않으면 장기 발전에 불리하므로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 진출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투자를 하려면 유대가 중요하다. 조선족 기업인은 투자유치 과정에 촉매 역할을 잘할 수 있다. 중국 조선족 기업인들이 나서서 투자유치를 성공시킨 사례는 부지기수다. 발달지역의 한국 기업 투자유치 성공사례는 대부분 중국 조선족과 관련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넷째, 투자와 경영의 실질적인 파트너로 중한 양국에서 상호 협력할 수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열린 세계경제인대회에서는 조선족 기업인들이 홀시당하는 일도 허다했는데 지금은 완전히 뒤바뀐 상황이다. 한상대회, 한인회장대회, 월드옥타대회 등에 참가해 보면 금방 그 분위기를 알게 된다. 그것은 중국 조선족 기업인들의 실력이 간과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제고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좋은 파트너로 협력한다면 상호 윈-윈하면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 오직 협력이야말로 번영의 보증 수표가 되는 것이다.

   

2019년 한국에서 열린 한인회장대회에 참석

: 첫 한국방문은 언제 했으며 한국과의 인연은 어느 정도인지?

: 1998년 옌벤자치주 정부 대표단 일원으로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 말로만 듣던 한강기적을 피부로 체험하면서 고국의 눈부신 발전에 자부심을 느꼈다. 한국 기업인들과는 자치주 정부에서 공무원으로 사업할 때 투자유치 차원에서 만난 적이 있다. 2005년에 공직을 그만두고 개인사업을 시작해서는 아직 한국 기업인들을 만나 구체적인 사업얘기를 해보지 못했다.

: 개인적으로 기업을 운영해오는 과정에 한국과 연관되는 사업은 있었는지?

: 옌벤화양실업그룹유한회사는 2006년에 설립됐다. 부동산개발, 건축재료 판매, 오피스텔서비스, 청결작업서비스를 위주로 하고 있다. 현재까지 기업 측면에서 한국과 연관된 사업은 별로 없다. 본 회사 산하에 미술관이 있는데 ()남북코리아미술교류협의회, ()한국미술협회와 파트너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 20158월 연길에서 항일전쟁승리 70주년을 맞이하면서 1회 동북아의 밤 및 제5기 남북코리아국제 미술전시회를 남북코리아국제미술전 운영위원회, 조선녹색위업협회와 공동 주최해 세인들의 이목을 끈 적이 있다. 이와 같은 미술전을 중국에서 두 차례, 한국에서 한 차례 진행하였는데 모두 성공적으로 끝났다. 향후 무역 방면에서 한국 기업들과 합작하려는 계획은 가지고 있다.

 

 

 

이 성 프로필

출 생 1952

출생지 지린성 죠우허(吉林省 蛟河)

민 족 조선족

학 력 옌벤대학 정치학부 졸업

기 업 옌벤 화양실업그룹유한회사 동사장

옌벤대학 후근그룹 유한회사 동사장

사회직 옌벤조선족기업가협회 명예 회장

옌지시위 선전부 간사, 옌지시위 당학교 당위서기

옌지시위 선전부 부장 등 역임

지린성정부조사연구실 거시경제처 부처장

옌벤자치주 정부 연구실 주임, 옌벤주정부 부비서장 등 역임

동포타운신문 dongpotown@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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